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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새벽설교 말씀] 2020-11-26 (목) 역대하 20:20-21:1 여호와의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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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교육목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 조회 3,239회 | 작성일 20-11-2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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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여호사밧과 유다 백성들이 암몬, 모압, 세일, 이 세 민족이 연합군으로 몰려온 적들을 향하여 나가는데 여호사밧이 백성들 앞에서 이 전쟁의 작전계획을 선포한다. “유다와 예루살렘 주민들아 내 말을 들을지어다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견고히 서리라 그의 선지자들을 신뢰하라 그리하면 형통하리라.”
이들은 군사들도 아닌 일반 주민들이고, 손에 무기를 든 것도 아니고 악기 (비파, 수금, 나팔)를 들었고, 군복을 입은 것도 아니고 거룩한 예복을 입었고, 작전계획은…그냥 없다. 무조건 하나님이 하신 말씀만을 믿고 나가는 것이다.


나에게도 결전의 날, 두번째 Qualifying Exam의 날이 밝았다 (어제 올린 내용을 못 보신 분은 보셔야 이해가 됨).
그 전날 저녁 먹을 때 아내가 말했다. 목사님의 사모님이 낮에 심방 오셔서 같이 예배 드리고 온 교인이 함께 기도하고 있다며 이걸 써 붙이고 가셨다고. 그러면서 가리키는 것을 보니 벽에 “축 합격”이라고 빨간 글씨로 써 붙인 종이가 보였다. 하나님이 합격이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아이 참, 이 동네 사람들 왜 이래” 라는 생각과 “아, 만일 내가 이번에도 또 불합격이면 사모님이 나를 어떻게 볼려구 그러시나… 그냥 좀 진득하니 있지” 하고 오히려 걱정이 되었다. 밥을 먹는데 목구멍으로 돌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기도하고 Qualifying Exam 장소로 향했다. 일 년 전과 똑 같은 세미나실, 똑 같은 다섯명의 교수들, 똑 같은 실험내용…떨리는 마음,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속으로 기도한 후 발표하기 시작했다.
잘 나가는 듯했는데 교수들 중 한 명이 이상한 질문을 했다. 그 교수 이름은 지금도 안 잊어 먹는다. Dr. Haard. (닥터 하~아드, Dr. Hard도 아니고…)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백묵을 들고 칠판으로 돌아서면서 속으로 짧게 기도했다. “하나님, 도와 주세요.” (그 때 나는 교회에서 느헤미야서를 공부하고 있었고 느헤미야가 아닥사스다 왕에게 대답하기 전에 잠깐 하나님께 기도했다는 것이 생각나서 순간적으로 한 기도였다.) 그리고 칠판에 그래프를 그려가며 열심히 나름대로 설명을 한 후에 그 교수 얼굴을 보니 별로 만족한 얼굴이 아니었다.

시간이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심사위원 교수들 중에 chairperson 교수님이 이제 됐다고 잠깐 나가 있으라고 했다. 나는 ‘아, 더 이상 할 필요도 없구나. 또 떨어졌구나.’ 하고 화장실에 가서 내 얼굴을 보니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고 입술은 죽은 시체같이 시퍼런 보라색이었다. 바깥에 앉아 기다리면서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 막 백일이 지난 갓난쟁이 딸을 데리고 아내랑 세 식구가 미국에 유학와서, 공부하고 실험하랴, 학비와 생활비 벌랴, 아내랑 둘이 온갖 아르바이트를 다하면서 고생한 기억 (석사 과정을 하던 유타 대학교 아이스크림 공장에서 일할 때는 무거운 아이스크림 통을 냉동실에 쌓아 놓느라 땀을 뻘뻘 흘리던 일, 공장 가동을 끝내고 청소할 때 그 커다란 아이스크림 제조기 쇠통 안에 들어가 락스로 청소해서 온 몸에 락스 냄새가 배었던 기억…박사 공부하러 데이비스에 와서도 고생을 모르고 살아왔던 아내가 남편 잘못 만나 계속 베이비씨터로 또 한국 식당에서도 일하고 나는 UC Davis 대학교 카페테리아에서 dishwasher로 일하면서 employee of the month로 상 까지 받고…내 실험이 끝나면 남의 실험실에 가서 산더미같이 쌓여져 있는 실험 기구들 닦느라 고무장갑을 하도 끼어서 주부습진이 생기고..우리가 유학생 부부로서 고생한 이야기는 정말 밤을 새워서 해도 다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가족들 다 희생시키면서 고생한 결과가 이 꼴이라니, 정말 참담했다. 나는 세미나실 바깥에 앉아 ‘어떻게 하나, 석사 학위만 갖고 한국에 들어가기는 너무 창피하고 다른 학교에 다시 박사학위 원서를 내야 할텐데… 이사 가려면 Safeway에 가서 박스부터 모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심사위원장 교수님이 나보고 들어오라고 했다. 들어와 자리에 앉아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었는데 그 교수님이 나보고 고개를 들라고 하면서 웃으며 말했다. “Congratulations, Dr. Jung!” 나는 이게 뭔 소린가? 내가 뭘 잘못 들었나? 미국 사람들이 아무리 농담을 좋아해도 이런 시추에이션에 농담을 하는 건 너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더니 이제 다 끝났으니 릴랙스하라고 하면서 교수들이 다들 웃는 것이 아닌가? 심사위원장 교수님이 말하기를 자신들도 모르는 문제를 질문했는데 그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을 보니 박사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되어서 중간에 그만 해도 될 것이라고 서로 합의를 보고 일찍 끝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다섯명의 교수들이 나랑 일일이 악수를 하고 축하를 하고 나간 그 빈 세미나실 바닥에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았다. 하나님께 감사하기도 했지만 조금 전에 Safeway가서 빈 박스 모을 생각을 한 믿음 없는 내가 하나님께 죄송하고 창피했다. ‘하나님, 하나님이 살아 계셔서 제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라는 것을 이제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이루시는 분이라는 것도 확실히 보았습니다. Lord, I surrender my life to you. 제 인생을 주님께 바칩니다.’

첫번째 Qualifying Exam은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실력과 자신감으로 충만한 탓에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도를 하긴 했지만 형식적으로 했음을 알게 되었고 두번째 Qualifying Exam은 자신감 제로였기에 백프로 하나님을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여호사밧의 기도처럼 말이다.


오늘 말씀을 보니 '여호와께 감사하세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도다'라고 찬송이 시작될 때에 하나님께서 적들을 몰살시켰다. “그 노래와 찬송이 시작될 때에 여호와께서 복병을 두어 유다를 치러 온 암몬 자손과 모압과 세일 산 주민들을 치게 하시므로 그들이 패하였으니 곧 암몬과 모압 자손이 일어나 세일 산 주민들을 쳐서 진멸하고 세일 주민들을 멸한 후에는 그들이 서로 쳐죽였더라. (22:22-23)”


우리의 할 일은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찬송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므로 하나님께서 직접 싸우시는 것이다.
이게 말은 쉬운데 눈 앞에 있는 수많은 적들을 보면 그 위압감이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앞으로 찬양하며 나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현실이냐 아니면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이냐 이 둘의 선택의 기로에서 믿음의 결단을 내리는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 후 박사학위 논문이 통과되었고 나는 유학의 최종 목적이었던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다. 이 역대하 20장 말씀은 나에게도 일어난, 정말 ‘하나님이 하셨다’ 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하나님,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Happy Thanksgiving!

-정 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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